"산 넘어 산" 빗썸, 역대급 철퇴 맞고도 대표 연임 강행… IPO ‘가시밭길’ 예고

2026-03-21(토) 09:03

“산 넘어 산” 빗썸, 역대급 철퇴 맞고도 대표 연임 강행… IPO ‘가시밭길’ 예고

 

빗썸, 비트코인(BTC), 가상자산/챗GPT 생성 이미지

▲ 빗썸, 비트코인(BTC), 가상자산/챗GPT 생성 이미지     ©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2위 빗썸이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역대 최대 규모인 368억 원의 과태료와 영업 일부정지라는 중징계를 맞은 데 이어, 초대형 사고인 ‘유령 코인’ 오지급 사태에 대한 추가 제재까지 대기하고 있다. 겹악재 속에서도 빗썸은 현 경영진의 연임을 강행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지만, 숙원 사업인 기업공개(IPO)로 가는 길은 한층 더 험난해질 전망이다.

 

■ 위반만 665만 건… FIU “법 준수 의지 미흡” 직격탄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6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빗썸에 과태료 368억 원과 신규 가입자 대상 6개월 입출금 정지 처분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업계 1위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받은 과태료(352억 원)와 영업정지(3개월)를 훌쩍 뛰어넘는 가상자산 업계 역대 최고 수위의 징계다.

 

제재의 핵심 사유는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이다. FIU가 지난해 3~4월 진행한 현장검사 결과, 빗썸은 신원 확인이 불완전한 고객의 거래를 허용하는 등 고객확인 및 거래제한 의무 위반 건수만 무려 665만 건에 달했다.

 

특히 빗썸의 제재 수위가 경쟁사보다 높았던 결정적 이유는 ‘당국의 지침 패싱’에 있다.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거 가상자산 대여 서비스를 강행했던 빗썸은, 이번에도 미신고 해외 사업자와의 거래를 실효성 있게 차단하지 않은 점이 발각됐다. FIU는 이례적으로 빗썸을 향해 “법 준수 의지가 상당히 미흡했다”고 꼬집으며 내부통제 부실을 강하게 질타했다.

 

■ ‘유령 코인’ 62조 오지급·오더북 공유… 끊이지 않는 추가 제재 리스크

 

더 큰 문제는 이번 중징계가 ‘끝’이 아니라는 점이다. 빗썸 머리 위로는 여전히 메가톤급 제재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

 

가장 치명적인 뇌관은 지난달 발생한 ’62조 원 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다. 이벤트 보상 과정에서 인당 2,000원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려다 전산 오류로 비트코인 2,000개씩을 지급한 초유의 사고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한 달간의 현장검사를 마치고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며, 내부통제 시스템의 심각한 결함이 드러난 만큼 추가적인 영업정지나 대규모 과태료 처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 불거진 해외 미신고 거래소(호주 스텔라 익스체인지)와의 오더북(주문장부) 공유 문제에 대한 금감원의 현장검사 결과도 아직 발표되지 않아, 징계의 꼬리표는 당분간 계속 따라붙을 전망이다.

 

■ 중징계에도 이재원 대표 연임 강행… “위기 속 리더십 교체 부담”

 

수백억 원의 과태료와 ‘문책경고’라는 신분 제재에도 불구하고, 빗썸은 현 이재원 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오는 31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 이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이 상정된 것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현행법상 금융회사로 분류되지 않아 임원이 문책경고를 받아도 법적으로 연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과거 두나무의 전 대표가 유사한 징계를 받고 3개월 만에 사임했던 전례에 비춰볼 때, 빗썸의 이번 결정은 다소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장수를 바꾸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규제 당국의 릴레이 검사와 제재가 이어지는 와중에 대관 및 위기관리 업무의 연속성을 유지하고, 실질적 오너인 이정훈 전 의장과의 원활한 소통 창구를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내부통제 낙제점… IPO 숙원 이룰 수 있나

 

연이은 악재와 경영진의 무리한 연임 강행은 빗썸이 사활을 걸고 추진해 온 기업공개(IPO)에 치명적인 독이 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받는 항목 중 하나가 바로 기업의 ‘내부통제 체계’와 ‘경영 안정성’이다. 665만 건의 법 위반, 대표이사 문책경고, 그리고 62조 원 오지급 사태로 드러난 부실한 전산망까지. 현재 빗썸이 보여준 성적표는 상장 요건을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냉정한 평가다.

 

당장 368억 원의 과태료 처분을 두고도 빗썸의 셈법은 복잡하다. 기한 내 자진 납부로 20%를 감경받을지, 아니면 두나무처럼 행정소송을 불사하며 상장 심사 시 소명 자료로 활용할지 기로에 서 있다. 하지만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 심사를 앞두고 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막대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빗썸 경영진이 산적한 악재를 뚫고 주주와 시장을 납득시킬 만한 강력한 쇄신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위기에 빠진 국내 2위 거래소의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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