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까지 번진 양자 공포…비트코인, 새로운 시험대에 서다

2026-01-22(목) 09:01
양자컴퓨터, 비트코인/챗GPT 생성 이미지

▲ 양자컴퓨터, 비트코인/챗GPT 생성 이미지     ©

 

비트코인(BTC)이 양자 컴퓨팅이라는 새로운 기술적 변수 앞에서 ‘디지털 금’으로서의 장기 신뢰를 시험받고 있다.

 

1월 22일(현지시간) DL뉴스에 따르면, 세르지오 에르모티 UBS 최고경영자(CE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현장에서 비트코인이 양자 컴퓨팅 위협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에르모티는 암호화폐의 안전성에 대한 양자 컴퓨팅의 잠재적 영향이 아직 입증되지 않았지만, 그 가능성 자체가 금융권에 중요한 리스크로 인식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우려는 UBS에 국한되지 않는다. 제프리스 파이낸셜 그룹의 주식 전략 책임자 크리스토퍼 우드는 최근 연금 포트폴리오 추천에서 비트코인을 제외하며 양자 컴퓨팅 리스크를 이유로 들었다. 우드는 체인코드 랩스(Chaincode Labs)의 연구를 인용해 전체 비트코인의 20~50%가 양자 컴퓨터를 이용한 공격에 노출될 수 있으며, 이는 최대 9,0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벤처캐피털 업계에서도 경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의 니크 카터는 기관 투자자들 사이에서 비트코인의 양자 리스크에 대한 ‘조용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양자 컴퓨터가 공개 키로부터 개인 키를 빠르게 역산할 수 있을 경우, 취약한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탈취하는 것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트코인이 사용하는 타원곡선 디지털 서명 알고리즘(ECDSA)은 현재 컴퓨팅 환경에서는 안전하지만, 양자 컴퓨팅 환경에서는 전제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카터는 상당수 기관 투자자들이 아직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고 있지만, 개발자들의 대응이 지연될 경우 자산 배분 전략을 조용히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기관이 향후 10년 내 비트코인이 0이 될 확률을 5% 수준으로 고객에게 설명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자본 배분을 통해 간접적으로 압박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우드는 기존 연금 포트폴리오에서 비트코인 비중 10% 권고를 철회하고, 해당 비중을 금과 금광주로 대체했다.

 

다만 양자 컴퓨팅의 현실화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일부 연구자들은 4~5년 내 위협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다른 연구자들은 8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추정한다. 비트코인 개발자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과도한 공포 조장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복수의 비트코인 개선 제안(BIP)이 필요하고, 승인 과정 역시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양자 컴퓨팅 논의가 당장 가격을 급변시키지는 않더라도, 비트코인의 장기 가치 저장 수단으로서의 위상에 점진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개발자들이 얼마나 신속하고 명확한 대응 의지를 보이느냐가 향후 기관 자금의 흐름을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면책 조항: 이 기사는 투자 참고용으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손실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해당 내용은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만 해석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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