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란, 비트코인(BTC)/챗GPT 생성 이미지 |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와 자국 화폐인 리알화 가치의 폭락 사태 속에서 시민들이 자산 보존과 저항을 목적으로 비트코인을 대거 개인 지갑으로 옮기며 가상자산이 국가적 혼란기의 생존 수단으로 부상했다.
1월 16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보고서를 통해 2025년 이란의 가상자산 생태계 규모가 77억 8,000만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지속되는 민중 봉기 속에서 가팔라졌으며 일일 가상자산 전송 횟수와 거래 금액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경제 여건 악화와 리알화 가치 하락에 직면한 이란인들이 거래소에 보관하던 자산을 개인용 비트코인(Bitcoin, BTC) 지갑으로 인출하는 사례가 시위 전보다 눈에 띄게 급증한 점이 특징이다.
이란 시민들의 이러한 행동은 가치가 거의 사라져 유로화 등 주요 통화 대비 휴짓조각이나 다름없게 된 리알화의 붕괴에 대응하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풀이된다. 체이널리시스는 보고서에서 “이란 거래소에서 주인이 불분명한 개인 비트코인 지갑으로 인출이 쏟아지는 현상은 시위 기간 이란인들이 비트코인 소유권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정부의 인터넷 차단과 대규모 체포 그리고 물리적 탄압에도 불구하고 금융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민간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았다.
이란 정부 또한 가상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슬람혁명수비대(Islamic Revolutionary Guard Corps, IRGC)가 가상자산 생태계의 상당 부분을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체이널리시스는 2025년 4분기 이슬람혁명수비대와 연관된 주소로 30억 달러 이상이 유입되었으며 이는 해당 분기 이란 전체 가상자산 활동량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국가 체제를 유지하려는 정부와 이에 저항하는 시민들 모두가 각자의 목적을 위해 비트코인을 필수적인 금융 도구로 사용하고 있는 양상이다.
비트코인은 단순히 자산 가치를 지키는 수단을 넘어 통제된 경제 환경에서 선택지를 넓혀주는 저항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미치는 전통적인 금융 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은 검열 저항성과 자기 수탁이 가능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체이널리시스는 전쟁이나 경제 위기 또는 정부의 탄압을 겪는 다른 지역에서도 불안정한 시기마다 비트코인 인출량이 늘어나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은 앞으로도 금융 주권을 찾으려는 이란인들에게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통계 플랫폼 스태티스타(Statista)는 이란의 9,200만 명 인구 중 약 700만 명이 가상자산을 사용하고 있다고 추산했다. 블록체인 인텔리전스 기업 TRM 랩스(TRM Labs)는 2025년 1월부터 7월 사이 이란 내 가상자산 흐름이 37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집계했다. 국제적인 제재 압박과 경제적 변동성이 지속되는 한 금융 독립을 추구하는 이란 내 비트코인의 영향력은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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