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美관세 쇼크 현대차보다 크게 받았다…4분기엔 반등 전망

2025-10-31(금) 05:10

기아, 美관세 쇼크 현대차보다 크게 받았다…4분기엔 반등 전망

 

기업 규모 작고 ‘충격 완화’ 금융계열사 없어 영업익 49.2% 급감

 

관세인하로 내년부터 회복할 듯…”3분기 저점이라 감히 말할 수 있어”

 

 

올해 3분기 미국 고율 관세 충격파가 본격화하면서 기아의 영업이익이 반토막이 났다.

 

형제기업인 현대차보다 기업 규모가 작고, 관세 충격을 완화할 금융 계열사가 없어 기아가 받은 관세 충격이 더 컸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대미 자동차 수출 관세 인하가 가시화하면서 올해 4분기부터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기아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조4천62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49.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은 28조6천86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조4천225억원이다.

 

기아의 영업이익을 끌어내린 최대 요인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였다.

 

3분기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은 총 1조9천500억원이었는데 이중 미국 관세 영향이 1조2천340억원으로 가장 컸다. 이밖에 인센티브 증가(-2천640억원), 믹스 영향(-590억원), 기타 비용 증가(-3천930억원)가 이유로 지목된다.

 

환율 효과(2천530억원), 판매 효과(1천600억원), 가격 효과(1천180억원) 등 영업이익 증가 요인도 있었지만 총 5천310억원에 그쳐 관세 비용의 절반도 만회하지 못했다.

 

한국은 지난 7월 자동차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는 방안을 미국과 합의했지만, 후속 협의에 난항을 겪어 지난 3분기 내내 25%를 적용받았다.

 

지난 2분기에는 관세 발효를 앞두고 비축했던 ‘비관세 재고’로 대응할 수 있었으나 3분기에는 현지 생산을 제외하고 관세 부담을 온전히 떠안아야 했다고 업계는 해석했다.

 

 

현대차보다 작은 규모와 관세 충격을 완화할 금융계열사의 부재도 기아의 영업이익 감소율(-49.2%)을 현대차(29.2%)보다 1.7배 크게 만들었다.

 

전날 먼저 발표된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5천37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29.2% 감소했다.

 

실제로 관세 비용은 현대차가 1조8천212억원으로 기아(1조2천340억원)보다 6천억원 가까이 더 많았지만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이 현대차가 3조5천809억원, 기아는 2조8천813억원으로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감소율은 기아에 더 클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다.

 

아울러 현대차 실적에는 자동차 부문뿐 아니라 금융 부문(현대캐피탈·현대카드)과 기타 부문(현대로템)이 포함돼 미국 수입차 관세로 인한 피해가 다소 완충되는 영향도 있다.

 

올해 3분기 현대차의 금융 및 기타 부문 매출은 10조69억원으로 전체 현대차 매출의 21%를 차지했다.

 

여기에다 기저효과도 기아의 실적 악화에 한몫했다.

 

지난해 3분기 기아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0.6% 증가한 2조8천813억원으로 역대 3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지난 29일 한미 관세 협상 세부 합의로 조만간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아가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는 다음 달 관세 합의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인데, 이 경우 관세 인하 시점은 11월 1일로 소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은 “3분기가 저희의 저점이라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다”면서 “(나중에) 4분기 실적을 보시고 ‘왜 기아에서 이렇게 이야기했을까’ 하는 리뷰가 있으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만 4분기에는 이미 관세를 물고 수출된 물량이 다수 있기 때문에 관세 인하로 인한 실적 개선이 크게 두드러진 않을 전망이다.

 

김 본부장은 “11월 1일 자로 소급해서 적용되더라도 이미 재고분이 25% 관세를 납부하고 갔다”면서 “4분기 관세 임팩트는 3분기와 큰 차이가 없고 내년에 온전히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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