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니, 영국 탈출 선언…’암호화폐 허브’ 꿈 산산조각

2026-02-11(수) 05:02
제미니(Gemini), 영국/챗GPT 생성 이미지

▲ 제미니(Gemini), 영국/챗GPT 생성 이미지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제미니(Gemini)가 영국의 엄격한 규제 환경과 운영 효율성 저하를 이유로 현지 시장 철수를 결정하면서 암호화폐 허브를 구축하려던 영국 정부의 구상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2월 10일(현지시간)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카메론 윙클보스와 타일러 윙클보스 형제가 설립한 제미니는 최근 영국을 포함해 유럽연합(EU) 및 호주 시장에서의 운영을 전면 중단하기로 발표했다. 제미니는 오는 3월 5일부터 모든 고객 계정을 출금 전용 모드로 전환하고, 4월 6일에는 모든 계정을 최종 폐쇄할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인공지능 기술 도입에 따른 인력 감축과 함께 조직의 복잡성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후퇴로 풀이된다.

 

이번 제미니의 철수는 지난 2022년 리시 수낵 당시 재무장관이 내걸었던 영국을 세계적인 암호화폐 기술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찬물을 끼얹는 격이 되었다. 영국 비트코인 정책 기구(Bitcoin Policy UK)의 수지 바이올렛 워드 최고경영자는 규제 제정 과정이 지나치게 길어지고 시장 규모 대비 높은 준법 감시 비용이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드 최고경영자는 자본은 규제 명확성과 신뢰가 확보된 곳으로 흐르기 마련이라며 현재 영국의 불투명한 규제 환경이 기업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제미니는 해외 시장에서 승기를 잡기가 어렵다는 점을 시인하며 조직적, 운영적 복잡성이 비용을 상승시키고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미니는 앞으로 미국 시장과 최근 12월 출시 이후 1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2,40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한 예측 시장 플랫폼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 확장보다는 자본 시장이 가장 발달한 미국 본토와 신규 성장 동력인 예측 시장 분야에 올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영국 금융감독청(Financial Conduct Authority, FCA)은 소비자 보호와 시장 무결성을 위해 엄격한 마케팅 규제를 도입하며 고삐를 죄고 있다. 이러한 당국의 강경한 태도는 소비자 안전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나, 기업들에게는 과도한 비용 부담과 운영 리스크로 작용하며 바이비트나 바이낸스 같은 대형 거래소들의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영국이 규제 체계를 신속히 정비하지 못할 경우 암호화폐 허브로서의 경쟁력을 유럽연합의 가상자산 규제안(MiCA) 체제에 완전히 빼앗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제미니의 영국 탈출은 규제 강도와 산업 육성 사이의 균형을 찾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이 영국의 규제 장벽에 막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 정부가 당초 공언했던 암호화폐 허브 지위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더욱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제도적 지원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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