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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中하이난 무관세 확대 두 달…물동량 밀려드는 ‘최전선’ 양푸항
하이난섬 최대 국제무역항으로 야적장 증설 등 한창…”처리량 연 500만TEU 될 것”
‘세관 특수구역’ 전환 효과로 물류증가 기대…제조업기반 부족·미중 경쟁 구도 등은 한계
중국의 남단 섬과 국제 항로를 연결하는 하이난성 북서부 단저우시 양푸(洋浦)항.
지난달 27일 외신 기자단에 공개된 이곳은 컨테이너선이 접안하는 선석(船席)마다 크레인이 쉴 새 없이 움직였고, 배후 부지에서는 신규 야적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부두 방향으로는 형형색색의 컨테이너를 실은 트레일러가, 공사 중인 벌판을 향해서는 굴착기와 덤프트럭이 분주히 움직였다.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로 중단됐던 부지 평탄화 공사와 야적장 확대 작업이 며칠 전 재개된 데다 섬 전체를 세관 특수감독구역으로 전환하는 ‘전도봉관'(全島封關) 정책이 최근 시행된 이후 물동량이 늘면서 한층 붐비는 모습이었다.
작년 12월 18일 하이난성이 실시한 봉관 정책은 하이난과 해외 간 화물·자금·인력 이동을 최대한 자유화하는 것이 골자다.
수입 상품 대부분에 대해 3대 세금(수입 관세·수입 증치세·소비세)을 면제했고, 리스크가 낮은 화물은 세관검사 없이 즉시 통관시킨다. 이 정책으로 면세 품목은 기존 1천900개에서 전체 세목의 74%에 달하는 6천600개까지 늘었다.
이와 함께 해외에서 들여온 원재료를 하이난에서 제조, 가공, 조립, 재가공 등 작업을 거쳐 부가가치를 30% 이상 끌어올리면 중국 본토로 팔 때 관세를 면제해주는 ‘가공증치'(加工增値)도 봉관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중국 남부 해역에서 주요 국제 해상 운송로와 가장 가까운 양푸항은 이 면세 수입과 가공증치의 최전선 현장이다.
양푸국제터미널공사 관계자는 “구체적 수치로 집계되지 않았지만 양푸항은 물동량 증가에 대응해 선석과 항만 적치 공간 확대를 추진 중”이라며 관련 공사가 완료되면 양푸항의 연간 컨테이너 처리량이 500만 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목표 처리량을 달성하면 작년 치(약 312만TEU) 대비로는 60%, 2018년(20만TEU) 대비로는 25배 증가하게 된다.
공사 측 설명에 따르면 1992년 개항한 양푸항은 현재까지 국내외 총 65개의 무역 항로를 뚫었다. 국제 항로는 미국 동·서부 해안, 남미 서부까지 뻗어있다.
올해 1분기에는 인도네시아·필리핀 정기편을 늘리고, 캐나다 밴쿠버와 미국 시애틀로 가는 직항 노선 개설도 목표로 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2035년까지 양푸항의 처리량은 누적 2억2천500만t, 1천200만TEU에 달할 것”이라면서 해외 항로 확대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으로 이곳을 세계적인 스마트 국제허브항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하이난의 봉관 성과는 산업 현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하이난성 자유무역항 사무국에 따르면 봉관 시행 이후 투자·창업 수요가 늘면서 2월 17일까지 두 달 동안 전년 대비 30% 증가한 4만7천900곳의 기업이 하이난에 새롭게 진입했다.
그중에는 독일 지멘스에너지, 프랑스 메이올리(바이오) 등 외자 기업들이 포함되며 하이난 최초의 독자 외자 병원인 싱가포르 푸룽 병원도 최근 문을 열었다. 구체적 기업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한국 기업 6곳도 봉관 정책 시행 후 신규 투자를 결정한 상태다.
다만 이같은 성과의 지속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하이난의 제조업 기반이 약하고 시장 규모가 작은 탓에 외자 기업 진입 분야가 제한적이고, 여전히 관광 등 내수 서비스 산업과의 연계에 기대고 있어 성장세가 안정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과의 글로벌 전략 경쟁 구도 속에서 서방 기업의 투자가 단기간 내 늘기 어렵다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
대외 개방을 강조하지만 구체적 사업 정보 취득이나 취재를 비롯한 외부 접근에 제약이 크다는 점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실제로 양푸국제터미널공사 측은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외신 기자단 방문 당시 버스 내에서 창문 밖으로만 항만 취재·촬영을 허용했고, 기자들의 개별 취재나 질의응답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